형사전문변호사 문유진 변호사입니다.
제가 초임판사때부터 담당해왔던 업무가 바로 형사항소심재판인데요.
얼마 전 JTBC 뉴스5후 5후재판소에서 성범죄전담재판부 판사출신 변호사로서 항소이유와 항소이유서 자세히 다루어봤습니다.
형사재판에서 "항소를 해서 원심파기판결을 받는여러가지 이유들"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형사소송에서 피고인이 항소를 하는 경우
제1심재판을 받고 판결문을 받아들고, 항소를 하는 경우는 크게 세가지입니다.
내가 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경우, 즉 사실오인 주장이고요,
내가 이 행위를 한 것은 맞는데, 무죄라고 주장하는 경우, 즉 법리오해 주장이고요,
내가 이 범죄를 저지른 것은 맞는데, 이 형이 너무 무겁다고 주장하는 경우, 즉 양형부당 주장입니다.
2. 형사소송에서 검사가 항소를 하는 경우
제1심 재판에 대하여 피고인만 항소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검사도 항소를 할 수 있는데요, 검사 역시 항소를 하는 경우는 크게 세가지입니다.
피고인이 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경우, 즉 사실오인 주장이고요,
피고인이 이 행위를 하였고, 범죄에 해당하므로, 유죄라고 주장하는 경우, 즉 법리오해 주장이고요, 피고인이 이 범죄를 저지른 것도 인정되는데,
이 선고형이 너무 가볍다고 주장하는 경우, 즉 양형부당 주장입니다.
3. 항소장과 항소이유서
어떻게 다를까요?
항소장은 내가 이 형의 선고를 받고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제2심 재판을 다시 받아보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항소장에는 항소한다는 의사표시만 있으면 되고, 항소이유까지 적혀져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에 반해 항소이유서는 피고인 또는 검사가 항소를 한 이유를 적는 것인데요, 구체적으로 적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 항소이유는 바로 앞서 말한 세가지 중 하나, 또는 둘, 세가지 모두를 적으면 됩니다.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이렇게 세가지입니다 .
4. 그럼 항소이유서에 무조건 많이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세 가지를 다 적으면 유리한가요?
정답은 아니요 입니다.
바로 이런 것은 투망식 주장이라고 해서 판사가 제일 싫어하는 주장 중의 하나입니다.
말이 안되는 주장이거나 어불성설의 주장을 하게 되면, 말이 되는 주장에서도 판사는 변호인이나 피고인의 말을 신뢰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양치기소년이 되는 것이죠.
따라서 무조건 다 주장하고 본다. 이것을 판사들은 투망식 주장이라고 하는데요,
실제 판사들이 제일 싫어하는 변호인서면이 투망식 주장이 가득한 서면입니다. 바로 판사로부터 주장의 신뢰성을 잃기 때문에 이런 서면은 지양하는 것이 좋고
정말 주장해야 할 부분만 핵심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5. 항소장과 항소이유서 제출기한은 언제까지인가요?
항소장과 항소이유서는 다릅니다.
항소장은 그야말로 항소합니다 라는 서면이고, 선고받고 7일 이내에 1심 법원에 제출해야 합니다.
항소이유서는요.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2심 법원에 제출하는 것입니다.
제361조의3(항소이유서와 답변서) ①항소인 또는 변호인은 전조의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항소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
6. 1심에 항소장을 내고 2심에 항소이유서를 안 내면 어떻게 될까요?
항소장을 냈더라도 항소이유서를 다시 내야 합니다. 만약 항소장에도 항소이유의 기재가 없고, 항소이유서 제출을 안 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2심 법원은 항소를 기각합니다.
하지만, 항소이유가 없는데 항소를 기각하지 않는 특별한 사정도 있는데요, 바로 직권조사사유, 즉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가 있을 때는
기각하지 않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항소심은 선의 이론과 원의 이론이라고 하여, 항소를 기각하는 것과 원심을 파기하고, 항소를 인용해서 새로이 판결을 하는
항소심판사들의 판결기준이 사실 있습니다.
외부적으로 공표하지는 않지만, 항소심 재판부 판사를 오래 하다 보면, 제1심 판사님들의 개개인의 성향도 알게 되고,
어떤 판사님은 형이 센지, 어떤 판사님은 형이 약한지, 어떤 판사님은 어떤 사건에서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조금씩 알게 되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판사님들은 개인적인 가치관과 상관없이 법관의 양심에 따라 공정하게 판결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판사들도 이 사회의 소속된 시민이므로, 사회의 가치관에서 떨어져 있지 않고, 또 사회와 유리된 판결을 하여서도 안 됩니다.
따라서 사회적 분위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유무죄, 양형에 있어서 조금씩 차이가 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따라서 항소심에서 무죄를 주장하거나, 또는 내가 저지른 범죄를 인정하더라도 그 양형이 너무 무겁다고 생각해서 항소를 할 때는 어떤 부분이 사회적, 시대적으로
평가할 때 이성적, 합리적으로 내려질 수 있는지 그 부분을 체계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항소심에서 제대로 된 주장과 입증을 하는 첫걸음이고
이것이 실력 있는 전문변호사와 협의하여 재판에 임하는 바람직한 자세라고 할 것입니다.